1부 일을 맡긴다
1장 · 바이브코딩이란
코딩이 아니라 대화입니다. 말하고, 확인하고, 고치는 반복이 전부입니다.
말 한마디로 계산기가 생기는 순간
먼저 해 보고 설명하겠습니다. claude.ai에서 새 대화를 열고 이렇게 보내 보세요.
회식비 N분의 1 계산기를 만들어 줘. 총액과 인원을 넣으면 1인당 금액이 크게 나오게.
몇 초 뒤 대화창 옆에 계산기 화면이 뜹니다. 숫자를 넣고 눌러 보세요. 그리고 하나만 고쳐 보세요.
1인당 금액을 100원 단위로 올림해 줘.
다시 눌러 보면 바뀌어 있습니다. 방금 한 것이 바이브코딩의 전부입니다. 말하기 → 확인 → 고치기. 코드는 한 줄도 안 봤습니다.
바이브코딩이라는 말
이 말은 2025년 초 AI 연구자 안드레이 카파시(Andrej Karpathy)가 처음 썼습니다. 코드를 직접 쓰는 대신 AI에게 말로 시키고, 결과가 나오면 다시 말로 고치는 방식을 가리켰습니다. 처음엔 장난스러운 표현이었는데, 그해 말 영국 콜린스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골랐을 만큼 빠르게 퍼졌습니다.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"바이브"라는 말이 가볍다는 지적도 있습니다. 이 가이드에서는 그런 논쟁과 상관없이, AI에게 말로 시켜서 무언가를 만드는 일 전체를 바이브코딩이라고 부르겠습니다.
개발자의 코딩과 우리의 바이브코딩
| 구분 | 개발자 | 우리 |
|---|---|---|
| 쓰는 언어 | 프로그래밍 언어 | 한국어 |
| 보는 것 | 코드 한 줄 한 줄 | 결과 화면 |
| 고치는 법 | 직접 코드 수정 | "여기만 고쳐 줘" |
| 내 역할 | 작성자 | 의뢰인 + 검수자 |
코드를 다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. 하지만 결과 검수는 반드시 내가 합니다. 계산기가 맞게 계산하는지는 그 업무를 아는 사람만 압니다.
비개발자에게 필요한 능력은 두 가지뿐
문법 암기가 아닙니다.
- 원하는 걸 정확히 말하는 힘 — 3장에서 배웁니다.
- 결과를 알아보는 눈 — 내 업무를 아는 사람이 가장 잘 봅니다.
이 두 가지는 본업에서 이미 쓰고 있는 능력입니다. 발주와 검수입니다. 거래처에 일을 맡기고 납품을 확인해 본 사람은 이미 준비가 된 겁니다. 개발을 몰라서 불리한 게 아니라, 내 업무를 알아서 유리합니다.
AI는 확률로 답합니다
한 가지는 미리 알고 가야 합니다. AI는 정답을 계산하는 기계가 아니라, 가장 그럴듯한 다음 말을 고르는 기계입니다. 그래서 같은 요청을 두 번 하면 답이 다릅니다. 고장이 아닙니다. 모르는 것도 아는 것처럼 답할 수 있습니다. 그래서 확인이 필요합니다.
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해집니다. 이상한 답이 나오는 것은 정상이고, 다시 시키면 됩니다. 재생성은 실패가 아니라 과정입니다. 완벽을 기다리면 아무것도 못 만듭니다.
이 방식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나
이 가이드가 다루는 범위는 이렇습니다.
- 매주 쓰는 보고서·답장·정리를 AI에게 맡기기 (1부)
- 내 자료와 규칙을 기억하는 AI 비서 만들기 (2부)
- 내 홈페이지를 만들어 실제 인터넷 주소로 공개하기 (3부)
- 내 업무 도구를 서비스로 만들어 동료·거래처가 쓰게 하기 (4부)
로그인, 결제,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데이터 저장은 이 가이드의 범위 밖입니다. 그런 기능은 보안과 개인정보를 먼저 따져야 하기 때문에, 첫 서비스에서는 일부러 뺍니다. 18장에서 그다음 길만 짚어 두겠습니다.
이 장의 결과물
- ☐ 말로 시킨 계산기가 화면에 떴고, 한 번 고쳐 봤다
- ☐ "바이브코딩 = 말하기 → 확인 → 고치기"를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